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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곱 번째 생각 정리
    생각 정리 2023. 5. 28. 17:07

    2월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이 블로그의 세계에서 벗어나 있었다.

    매일 글을 쓰겠다는 거창한 나의 계획은 새로운 학기의 시작과 함께 없어진 듯한 계획이 되었다가 이제서야 슬금슬금 지켜보고자 케케묵은 블로그를 오픈했다. 오랜만에 생각들을 정리할려고 하니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지난 한 학기를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계절이 여름에서 겨울로 바뀌었다. 호주에 갓 도착했을 무렵 날이 너무 더워 잠에 들때면 늘 땀이 나 자는게 곤욕이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입김이 나오는 겨울이 됐다 (정확하게는 겨울인지는 모르겠지만 체감상 너무 추우니 그냥 겨울로 퉁치겠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 속에서 나란 사람 또한 너무 많은 변화를 맞이해야만 했다 (그게 원하는 것이든, 원치 않은 것이든). 그 중 하나로 학기가 진행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이렇게나 바쁘게 살아본 것 같다. 이전에는 이런 수준으로 바쁘게 지내본 경험이 없다보니 정말 말 그대로 정신이 없었다. 5분전에 했던 생각은 금방 까먹다가 시간이 지나 갑자기 떠오르는 이러한 류의 상황은 수도 없이 만난 것 같다. 나같은 여유를 즐기는 걸 열망하는 자들한테는 꽤나 타이트 했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인간은 곧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 하지 않았는가. 영어로 모든 업무를 해야하는 것이 버겁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지금 또한 버겁지만 그럼에도 그냥 부딪히는 맷집이 생겨 많이 괜찮게 느껴진다.

    사실 이것이 가장 크게 발전한 것 중 하나 아닐까 싶다. 언어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새로운 환경에 부딪혀야만 한다는 사실이었다. 모든 인간이 비슷하듯 나 또한 새로운 무언가에 부딪히는 것을 즐기는 편이지는 않다. 솔직하게는 즐기지 못한다. 그렇지만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해내기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살아감에 있어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라고 지금에서야 생각한다. 

     

    또 다른 일은 나란 사람을 조금 더 들여다 보게 되는 계기들이 정말로 많았다. 내가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다른 상황에서는 어떻게 반응을 하며 거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 생각보다 지난 세월동안 몰랐던 나를 너무나도 많이 마주했다. 그거에 대한 종합적인 평은 다음과 같다: "아직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 

    무슨 의미인고 하니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경우, 내가 얼마나 감정적으로 문제들을 다루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MBTI 검사를 하면 늘 ENTJ 혹은 ESTJ같이 아주 냉정하고 사리분별이 확실한 속성을 지닌 결과들을 돌려받곤 했었는데, 그냥 내가 생각했던 나만의 이상적인 상태의 나라고 느꼈다. 감정적인 내가 나타났을 때에는 아주 나를 곤란하게 만든 상황이 여럿 있는데, 말하자면 3박 4일이니 디테일은 생략하겠다. 어쨌거나 인간의 타고난 본능인 만큼 감정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서도 너무나도 강한 충동처럼 느껴질 땐 솔직히 무시하고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것이 생각처럼 잘 컨트롤이 됐었더라면 나는 지금쯤 이미 많이 달라진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낭창한 생각을 하며 이 순간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자 한다. 이렇게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경험들은 지금 이 순간 매우 곤란할지라도 미래에 보면 아주 훌륭한 자원이 되어 나에게 크나큰 도움을 주리라고 믿고 있다. 이 믿음은 어지간하면 안 깨졌으면 좋겠다.

     

    휴 오늘도 쓰다보니 주절주절이 되었다. 그렇지만 근래 들어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한 번은 가져보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두루뭉술하게 들릴지 몰라도 이걸 쓰는 순간 나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한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 그렇기에 훗날 이 글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에는 지금 처해있는 나의 이 순간을 기분좋게 회상하며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야 겠다. 

     

    2023.05.28 대략 오후 6시 -시험 공부 하다가 잠깐의 여유를 내며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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