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생각 정리

오늘은 내가 속해있는 단과대에서 진행하는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는 날이었다. 다른 오리엔테이션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속해있는 학과사람들끼리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인만큼 다른 날들보다 조금 더 신경이 쓰였다. 오늘만큼은 어제보다는 나아진 태도로 사람들과 교류를 하며 의미있는 순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아침에 학교로 가는 버스 안에서 오늘의 나는 어떠한 사람이 되면 좋을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중간 중간에는 다른 잡생각도 하다가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있어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탈리아 차라는데 뭔지는 모른다. 그냥 귀엽고 저런 차 타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휩싸여 찍게 되었다.

나름대로 다양한 활동을 혼자서 하다보니 어느덧 학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장소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학교에서는 행사가 계속 진행하고 있고 무료 음식들을 나눠 주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처음 가본 카페에 가서 아이스 커피를 먹을 생각을 했는데 애석하게도 단일 메뉴로 제공을 해주는 곳이어서 그냥 주는대로 받아먹었다.

이것이 그 커피인데, 라떼 같았다. 작은 컵에 줘서 별로였는데 뜨거워서 더 별로였다. 참고로 내가 학교에 도착했을 때 온도는 대략 26도쯤이었다.

커피를 받았던 순간에 마침 목이 조금 말랐던 터라 그래도 감지덕지하다는 생각으로 마셨는데 다 마셨을때 쯤에는 어느 덧 목표 장소까지 절반이 왔었다. 다 먹은 커피컵을 쓰레기통에 버리던 찰나에 날씨가 너무 예뻐서 그 순간을 남기고 싶어 사진을 하나 찍었다.

날씨하고 건물이 눈으로 봤을 때는 참 예뻤다. 그런데 나의 사진 찍는 기술은 영 파이다.

커피도 먹고 경치도 즐기며 하다보니 벌써 목표지에 도착했었는데, 오리엔테이션 시작까지 20분이나 남아서 좋은 자리를 맡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기뻐했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이었다. 구글 맵스에서는 도착이라고 얘기하는데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Room number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건물 주위를 15분 정도 돌며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도착했다.

여기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는데, 3층이라 쓰여져 있는데 도저히 3층 같지 않아서 다른 건물을 찾고자 했던 선택이 나를 15분을 헤매게 만들었다.

뜬금없는 동상인데 오티 건물 바로 앞에 있는 동상이다. 이러한 조각상을 보면서 그들의 섬세함에 감탄하여 사진을 찍었다.

그 강의실에 도착할 때쯤에는 오티 시작 5분도 안 남았었지만 어쨌든 제 시간에는 들어왔다. 그러나 늦게온 탓에 결국 멀쩡한 자리는 다 빼앗기고 제일 뒷자리만 남아 나는 뒷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얼마 뒤 오리엔테이션이 시작했고 그들의 스피킹은 지금 내 입장에서는 매우 대단했다. 그래도 내 나름대로 들어보려는 시도는 몇 번 해봤는데 결국 오늘도 나의 듣기에 한계만 조금 더 느끼게 되었다.

제일 뒷자리에서 오티하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다들 멋있었다.

이 이후에도 6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는데, 이 때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 사진을 따로 찍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리엔테이션동안 나는 나의 영어가 얼마나 부족한지 한번 더 인지할 수 있었고, 공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오늘 하루동안 나의 일과를 대략적으로 정리 해보았는데, 오늘의 나의 기분은 그래도 뭔가 좋음이었다. 오늘 아침에 집을 나설때부터 버스타고 학교 오티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어제보다 더 나은 적극성을 가진 내가 되기를 희망했는데 어느 정도 그 기대에는 부응한 것 같아 나름대로 만족했다. 비록 오늘도 영어라는 장벽에 수도 없이 부딪히며 부족함을 많이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 방면에서는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는 위안이 되었다. 이렇게 사람은 발전하는 건가 싶다. 언젠가 고 정주영 회장은 자기 전 다음 날 진행할 일을 10가지가 넘게 생각해서 그것을 꼭 이룰려고 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난 이거 하나로도 만족했는데 10가지가 넘는다니.... 더 분발해야겠다. 오늘은 기분좋게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나의 반성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하겠다. 내일도 더 나아져야지!